[책 리뷰] 김연수 : 이토록 평범한 미래 & 너무나 많은 여름이

다정한 마음으로 미래를 보고 온 듯한 김연수 작가의 신작 추천

김연수 작가의 책 두 권을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는 2022년 10월에, “너무나 많은 여름” 은 올해 2023년 6월에 출간되었습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는 단편 소설집입니다. 김연수 작가가 9년만에 발표한 신작 소설집이라고 합니다.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커버

김연수 작가의 팬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국내 작가들중 그의 소설집은 꽤 읽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달리기를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도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걷기 산책의 이야기를 합니다.

하루키 처럼 소설보다 수필을 더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상평

“이토록 평범한 미래” 는 미래와 현재의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작가의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간 9년여간 작가의 관심이 어디에 있었는지 추측해 봅니다.

“너무나 많은 여름” 은 코로나 이후 제주도를 기반으로 각종 소모임 낭독회를 위해 만든 엽편소설 (단편보다 짧은) 모음입니다.

이 소설집 내용을 관통하는 것도 또한 미래와 현재의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김연수 너무나 많은 여름이 커버

“너무나 많은 여름” 단편속에서 두 남녀는 현재를 포기하는 순간 미래의 그들을 만나고, 다시 현재, 과거로 돌아가며 다시 현재를 살아가는 경험을 합니다.

“너무나 많은 여름이” 에서는 화자의 다음과 같은 말로 작가의 삶을 바라보는 자세를 뚜렷이 전달합니다.

이제까지는 과거의 내가 나를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미래가 지금의 나를 만들 수 있도록 말이야

-첫사랑 중에서

김연수 작가는 그간 9년간 그리고 2020년 전 인류의 삶을 바꾼 코로나를 3년간의 세월동안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한 관점과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향점이 바뀐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양자역학이나 영성의 관점에서 보면 시간은 직선형으로 과거-현재-미래로 흐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내가 보는 관점에서, 소망하는 관점에 따라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현재가 미래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미래가 현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래의 모습에 따라 현재에 내가 그에 반응하고 행동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무슨 헛소리냐고 할수도 있지만 작가는 두 책을 통해 이런 방식의 이야기를 전개하여 독자들에게 암울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주고 싶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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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상상하는, 기억하는 미래의 모습을 확정적으로 생각하며 현실을 이루어져 가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간 내가 읽은 김연수 작가의 소설이나 수필집은 “너무 재밌다” 는 생각보다는 읽다보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가끔은 “풋”하고 웃게 만드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번 소설도 읽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때로는 울컥하는 면도 있고, 읽다가 책을 놓고 잠시 멍때리는 시간을 갖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소설가는 왜 소설을 쓰는가? 라는 질문에 “젖지 않고 물에 들어가는 법”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소설가는 마르고 젖은 존재인 셈이죠 소설가는 몰라도 되는 세계를 인식함으로써 그 세계를 창조하기 위합니다 그러니 글쓰기는 인식이며 인식은 창조의 본질인 셈입니다 그리고 창조는 오직 이유 없는 다정함에서만 나옵니다… 타인에게 이유 없이 다정할 때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지금까지 삶이 플롯이 바뀝니다… 제가 소설을 쓰고 출판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김연수 작가는 암울한 시대에 또다른 희망찬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다정함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는 왜 소설을 읽는가?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는 할머니의 탐탁하지 않은 충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특히 요즘세상에는 이야기 거리가 넘쳐 납니다. 그중에서 우리는 특히 왜 소설을 좋아하고 읽는가?

사람들마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위로와 즐거움입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갈 때 소설을 통해 받은 위로는 그 이후로도 지속되었습니다. 또한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즐거움도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때로는 펑펑 울었던 슬픈 소설책들도 있습니다.

최근 읽은 김연수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위로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관심도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도 같은 착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마무리

온라인 서점을 방문해보니 소설 분야 판매 1위는 9월초에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입니다. 2 위부터는 사이트마다 조금 씩은 다르지만 1위는 확고부동하네요.

하루키 소설은 거의 다 읽었고 저에게 위로를 준 소설도 있어 좋아하는 작가였습니다. 새로운 소설이 나오면 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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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이후에는 그에 관한 무성한 소문은 뒷전으로 해도 더 이상 그가 쓴 소설의 내용이 궁금하지 않게 되어 더 이상 찾아 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와 같이 달리기를 좋아하고 (아마도 하루키의 영향을 받았을) 수필도 재밌게 쓰는 김연수 작가의 다음 책은 기대가 되고 걱정도 됩니다.

다정함을 갖춘 소설을 쓰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그를 옥죄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꿈의 헌 책방에 이미 많은 책들에 “김연수”라고 이름을 적어 놓았을 것 같기도 해서 안심합니다.

참, “너무나 많은 여름” 낭독회 때 발표한 소설이라고 했는데요, 낭독회 때 사용한 음악을 유튜브에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어서 올려 두었습니다.

책 마지막 부분에 QR코드로 공유해 놓았으니 책 읽으시면서 듣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튜브 목록 바로가기

날씨 좋은 이 가을, 김연수의 이 두 책을 가방에 넣어 산책하다가 한 꼭지씩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